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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얼마 전(7월의 마지막 날) 34번째 생일을 맞이하였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점차 인간관계는 좁아지지만 남은 인원들의 깊이는 확실히 더욱 깊어가는 것 같다.
필자에게는 가족을 제외하고 10명의 절친 리스트가 있는데, 이 중에서 8월 초에 생일을 맞이하는 절친에게서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던 중 그 친구에게서 본인이 다리통증이 좀 있어서 병원을 간다는 소식도 접하였다.
처음에는 전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필자 역시도 최근에 빠진 배드민턴 때문에 다리, 허리 등 다양한 부위로 고통받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그 친구의 생일이 다가와서 본인 역시도 그 친구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였고, 그 친구는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지난번 다리 통증이 생각보다 심하여 대학병원에 입원한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이때까지도 나는 별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친구의 생일이 3일이 지나서 괜찮은지 확인한 뒤 나는 아무런 말도 이을 수가 없었다.
친구가 받은 병명으로 받은 판정은 놀랍게도 단순한 다리통증이 아닌 폐암 4기였다. 그동안 폐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부위에서 통증을 느낀 이유는 폐에는 신경세포가 없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한다.
이미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껴서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전이가 많이 일어난 상태이고, 대부분은 4기 판정을 받는다고 한다.
내 주변에는 암투병을 하신분이 없어서 솔직히 폐암 4기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인터넷을 급하게 찾아보았다.
폐암의 경우는 사망률이 암 중에서도 가장 높으며, 특히 4기의 경우는 '완치'의 목적이 아닌 '연명'의 목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그리고 5년 이상 생존율은 단 5%라고 한다. 100명 중에 5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다.
내 가장 친한 친구의 나이는 고작 34살.. 친구인 내가 받아들이기도 너무 어려운 결과였지만, 당사자의 마음을 감히 헤아리기는 더욱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식당에서 만났던 두 달 전 사건이 생각나서 너무 미안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그 친구의 검게 탄 피부, 살이 찐 모습에 놀리고.. 추궁하던 본인의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도 미안했다. 같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즐겁게 어울렸던 모습이 너무나도 당연해서 아픈 상태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한지 3일이 지났다.
사실 처음 소식을 접한 날 대학병원에 방문할 수 있었는데,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친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목소리는 어떨지.. 그 모든 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결국 나는 3일이 지나서야 마음을 가다듬고 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친구의 모습은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상태를 물어보니 전이가 빠르게 이루어져 뇌를 포함한 장기, 뼈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하였다. 그 친구는 어느 정도 마음을 먹은 상태인 듯 보였다.
나는 감정을 추스리고 무조건 잘 이겨낼 것이라고만 이야기했다.
그렇게 약 30분의 대화를 마친 뒤 쓸쓸하게 병실로 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며 친구가 앞으로 많이 남지 않은 여생을 곁에서 함께하기로 다짐하였다.
이번 일을 접하면서 다시금 인생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작은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 투자한 자산의 등락에 예민한 모습.. 인간관계에 힘쓰다가 지쳐버린 모습.. 이러한 모든 모습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어쩌면 나의 인생의 종착점이 곧이라는 것을 안 순간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 더 넓게 바라봐야할 점은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든 혹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든 시기는 모두 다를지라도 공통적으로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든지 공평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죽음' 앞에서는 이 세상에서 나를 괴롭혔던 모든 것들은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큰 그림에서 보았을 때 하루를 너무 아둥바둥 살 필요는 없다. 단, 하루를 의미있게 사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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