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에서는 결혼한지 1년이 넘은 기념(?)으로 그동안 느꼈던 결혼 생활의 생생한 후기를 오로지 남자(남편)의 관점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우선, 결혼하게 된 배경부터 잠깐 이야기 해보겠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외로움' 이라는 감정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따라서 반드시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그닥 느끼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이 주변에 없던 것은 아니다. 의외로 무리들을 주로 이끌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면서 자주 듣던 말이 "너는 참 의리가 있다." 라는 말이었다.
그렇다! 나의 결혼 배경에는 이러한 '의리' 가 그 중심에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아내를 처음 만났던 2018년의 나는 현재보다 더 주관도 있고, 하고 싶거나 내키지 않을 때 아주 과감하게 액션을 통해 행동했던 사람이었다. 구체적인 과감함의 예로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을 반년도 되지 않아 그만두는 행위를 무려 두 번이나 하였다.(그 이후, 또 대기업에 취업했으나 1년이 조금 넘어 또 그만두었다.)
아내는 나보다 무려(?) 네 살 연상의 여성이었는데, 당시 내가 20대 후반이었으니 30대에 접어들어 결혼을 염두에 두었을 것 같다. 그런데 진중한 만남을 진행하는 대상이 경제적으로 안정을 못주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내게 단 한번도 나의 행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4년 동안 응원해주었다. 그러한 모습에 감동을 받은 나는 의리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것이 바로 내가 결혼을 결심한 계기다.
처음 네 살의 연상녀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지인들에게 전하였을 때는 상당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노산 문제가 가장 대표적이었고, 그 외에 추가 다른 우려들이 많았다.(물론 아내의 지인들도 연하 남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나 역시도 연상녀가 가지는 물리적인 조건을 바라보았을 때는 내가 이 사람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 사람을 선택한 것은 그러한 우려를 상쇄할 수 있는 즉, 이 사람이라서 선택한 나만의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서의 네 살 차이는 나에게 그닥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신혼생활 초기에는 우려했던 우리나라의 연장자의 특권(?)으로 인한 이벤트는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대표적으로 가사 문제, 일상 생활 등에 대한 과도한(?) 지시를 하는게 아닌가!? 어떤 부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아닐 수 있겠지만 특히나 지시를 받는 것도 누군가에게 지시를 하는 것도 매우 싫어했던 나는 이 상황이 "혹시 연장자인 배우자를 두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는 마치 회사와 같이 떠나지 않는 상급자와 같이 사는 느낌을 받아 스트레스가 되었던 적도 있다.
가끔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집 안에서의 스트레스가 겹쳐 창가 너머 먼 산을 오랜 시간 바라보며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내 또래 신혼 생활을 하고 있는 연하 아내를 둔 남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행이 모든 남편은 많이 혼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내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해 아내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면서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원활하게 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누구나 겪는 상황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아내와 대화를 통해 생각보다 아내가 나를 존중해주고 배려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금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언급한 이야기만 보면 마치 결혼 생활이 엄청난 단점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혼 생활이 가지는 분명한 장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결혼 생활에서 느끼는 장점
1. 가장 가까운 내 편이 존재한다.
2.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3. 책임감이 생겨 어려운 일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게된다.
더 많을 수도 있는데, 남자로서 느끼는 결혼생활의 장점은 위와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쁜 일을 겪을 때, 가장 먼저 기뻐해주고 슬픈 일을 겪을 때, 함께 슬퍼해주는 존재가 바로 아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까운 서포터즈가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게되고 이러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과거에는 쉽게 포기했을 일을 조금 더 쉽고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게 된다는 느낌이다.
남성 기준으로 성적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경우도 많은데, 내가 생각할 때 이 부분은 굉장히 마이너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생활이 오래될수록 점차 감소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 생활의 장점만 존재할까? 나는 솔로였을 때 나의 생활과 현재 나의 생활을 비교해 보았을 때, 분명히 느끼는 단점이 있다. 그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결혼 생활에서 느끼는 단점
1. 자유로움이 줄어든다.
2. 마찰이 많이 생긴다.
3. 부담감이 많이 생긴다.
단점을 요약하면 위 정도일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자유로운 공간에 있다가 그 공간에 두 명이 함께 지내다보면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은 반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각자 다른 취미 생활, 취향, 경제 관념 등을 맞추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조율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공동의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무엇보다 둘 혹은 자녀가 생겨 셋 이상이 된다면, 우리 가정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한 가장의 무게감도 상당해진다. 물론 이 부분도 현명하게 잘 극복해 나가면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처음 겪어보는 삶에 대한 무게감은 엄청나다.
결혼 생활에 정답은 없고, 성별의 속성 외에도 개개인마다 차이가 상당히 있기 때문에 어떻게 생활해야 한다는 모범 답안은 제시하기가 너무나도 힘들다.
그만큼 정말 어려운 것이 결혼 생활인데,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궁극적으로 결혼을 추천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모든 장점과 단점을 종합해 보았을 때, 그리고 개인주의인 내 성향을 고려해 보았을 때도 내 대답은 YES이고, 어렵더라도 분명히 헤쳐나가며 정답을 찾아가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