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게되면 가장 먼저 타협을 보게 되는 부분은 아마도 경제권을 누가 가져가는지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싶다.
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성들은 경제활동을 하지만 경제권은 없다.(ㅋㅋ) 이것은 우리나라 남성이 그동안 자금관리를 잘 못해왔거나 혹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관리에 능통했기 때문에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남자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도전적인 것을 선호하는 호르몬 특성상 과감하게 소비하거나 무리한 투자로 날려버렸던 과거의 표본들이 모여서 현재와 같은 통계가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여성들도 사회로 대부분이 진출하였고, 이제는 성별에 따른 역할 구분이 많이 없어지는 추세이다.
나는 결혼한지 약 1년이 넘은 새 신랑이다. 우리 부부역시도 결혼하고 여러가지 계획을 세울 때 자금 운영에 관한 내용에 대해 나름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와 아내는 이 부분에 의견 조율이 매우 잘 되었고, 서로의 파트를 존중해주는 부분이 잘 맞아서 생각보다 쉽게 분담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공통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본인 마음대로 관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조금 디테일하게 비용을 분담하기로 한 파트는 다음과 같다.
나 : 식비 및 생활비(외식, 생활용품 등), 공통 경조사비, 부모님 용돈, 차량 운영비(보험비, 유류비, 정비비 등)
아내 : 관리비, 교무금(성당에 내는), 각종 세금(재산세 등)
공통 : 고정 저축액(저축과 여행 경비 충당)
물론 액수로 비교하면 조금 더 소득 수준이 높은 내가 비용을 많이 지불하지만 각자 맡은 역할은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이렇게 나누며 생활하는 것을 아는 주변 지인들은 우리 부부를 상당히 독특하게 생각한다.(통계에서 약 10%에 해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 부부가 독특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공통 분모를 제외하고 각자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본 글을 포스팅할 때 '남편의 비자금' 이라는 조금은 자극적인 표현을 써보았는데, 성별을 막론하고 소위 어디에 깔아둔 돈(주택 구매 등)을 제외하고 주머니에 어느정도 돈을 가지고 있어야 상대방에게 배풀기도 용이하고 내 마음 또한 풍요롭기 때문이다.
*이는 돈을 어느정도 보유해본 경험이 있는분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자가 고정적으로 부담하는 영역을 커버하면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으며, 내가 더 신경쓰고 싶은 부분 아주 극단적인 예를들어 본가 부모님께서 여행을 가시니까 아들인 내가 공통 지출에서 빠지는 용돈에서보다 개인적으로 더 챙겨드리는 등의 행위가 가능해진다.
만약 위 행위가 공통지출에서 빠지는 금액이 되어버리면, 양가 부모님 형평성을 고려하였을 때, 은근히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아무래도 피는 물보다 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각자 관리하는 것의 단점은 더 타이트하게 조여서 저축을 많이할 수 있는 방안이 있지만 우리는 저축을 덜 하는 대신 각자 개인의 풍요로움과 책임감 등으로 그 부분을 상쇄하는 것이다.
가정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쓴 내용이 절대로 일반화 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아내와 남편 모두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에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만일 한명한 경제활동을 한다면 오히려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우리 부부가 너무 개인주의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배 안에서 각 선원들도 각자 다른 역할을 가지고 배를 앞으로 밀어나가 듯 부부 역시도 각자의 생활 반경을 가져야 성실한 가정 생활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위와 같은 시도를 추천드린다.